날개 꺾인 저비용 항공주…꿋꿋이 버티는 대형 항공주

입력 2016-12-05 19:08  

국제 유가 상승에'엇갈린 항로'

LCC '유가 리스크'에 더 취약
제주항공·티웨이홀딩스 등 약세
대한항공·아시아나는 선방
장거리 노선 등 새 먹거리 시급



[ 고은이 기자 ] 저비용항공사(LCC) 주가가 유가 상승이라는 ‘지대공 포(砲)’를 맞고 추락하고 있다. 중·단거리 노선 경쟁으로 인한 ‘운임 인하 레이스’를 벌이던 차여서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크다. 유가 상승분을 운임료에 그대로 반영하기 힘든 구조 탓에 대형 항공사보다 ‘유가 리스크’에 더 취약하다는 분석이다.

◆엇갈린 항공주 주가

제주항공은 5일 전 거래일보다 3.75% 하락한 2만5650원에 장을 마쳤다. 최근 2주간 12.1% 떨어졌다. 같은 기간 티웨이항공 지분 81%를 보유하고 있는 티웨이홀딩스는 14.3%, 진에어 지분 100%를 보유한 한진칼은 11.0% 내렸다. 대형 항공사인 대한항공(-0.1%)과 아시아나항공(-4.3%)의 주가 하락폭보다 훨씬 크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로 인한 유가 급등에 LCC가 상대적으로 더 취약했다는 분석이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이 하루 만에 9.3% 오른 지난 1일 티웨이홀딩스 주가는 8.1%, 한진칼은 5.3%, 제주항공은 4.7% 떨어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3%대 하락에 그친 것과 대비된다. LCC는 대형 항공사보다 운영 관리비가 적어 영업원가에서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경우가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대형사보다 유가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항공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오르면 전체 항공사들의 연평균 유류비 부담은 평균 320억원 늘어난다.

일부 LCC는 유류비 헤지(위험회피)를 하지 않아 적극적인 헤지 전략을 펴고 있는 대형사와 달리 유가 변동분에 완전히 노출돼 있다. 조용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유가가 떨어지면 하락분이 전부 수익으로 이어지지만 유가가 오르면 전부 비용에 반영해야 한다”며 “티웨이항공 등은 내년에 WTI가 5%만 올라도 영업이익은 12.4% 줄어드는 구조”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장기 노선을 운항하고 있는 대형사는 유가가 올라도 이 중 상당분을 운임에 반영할 수 있다고 본다. 유류할증료가 오를 경우 오히려 매출이 늘어날 가능성도 크다. 최근 유가 급등에도 대형사 주가가 비교적 굳건히 버텼던 이유다. 하지만 LCC는 상황이 다르다. 이지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장거리 노선보다 경쟁이 심한 단거리 노선에선 유가 상승분을 온전히 가격에 전가할 수 없는 환경”이라며 “유가 상승은 LCC에 더욱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새 먹거리 찾을까

국내 LCC들은 경쟁적으로 운항 노선을 늘리고 있다. 내년 국내 6대 LCC의 운항 횟수는 39.2% 늘어날 전망이다. 중·단거리 출입국자 증가율 전망치(5.6%)보다 증가 속도가 훨씬 빠르다. 새로 출범한 에어서울 등을 비롯해 신규 LCC의 시장 진입도 가속화된다. 강성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 LCC에 투자하려면 경쟁 구도 등을 유심히 살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사들의 주가 향방은 이 같은 레드오션 시장에서 어떻게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내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이미 대형사들은 단거리 노선을 줄이고 수익성이 높은 장거리 중심으로 노선을 재편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미주와 유럽 등 장거리 노선 비중이 50%가 넘는다. 장거리 취항을 시도하는 LCC도 늘고 있다. LCC 최초로 장거리 노선인 호놀룰루에 취항한 진에어는 두 번째 장거리 노선 케언스 취항을 앞두고 있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LCC로선 장거리 노선 등 신시장을 개척하거나 새로운 부가 매출을 창출할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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